본문 바로가기
WEACT

남양주혹한방치견 - 위액트비아, 위액트 비노

302

끝나지 않는 엄마개의 서러운 계절

숨을 들이마시면 폐로 파고드는 잔혹한 냉기에 한껏 몸을 움츠릴 수밖에 없던 한겨울밤. 남양주 어느 민가 뒤, 작은 개집에서 발견된 개들이 있습니다. 먹을거라곤 차갑게 말라붙은 사료와 음식물 찌꺼기, 그리고 꽝꽝 얼어붙은 물뿐.

어설프게 비닐을 덧대 온기를 보존하고자 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자포자기한 눈으로 올려다보는 엄마와, 죽을 듯이 달려드는 냉기로부터 온몸을 감싸며 필사적으로 지켜낸 새끼 한 마리. 그게 바로 위액트비아 와 위액트비노 의 이야기입니다.

두 마리는 구조 후 곧바로 분리되어 집중 치료를 받아야 했는데요. 오랜 시간 외부에 방치된 탓에 엄마 비아의 몸은 망가질 대로 망가져 있었고, 새끼 비노는 생명이 위급한 상태였습니다. 비아는 심장이 심하게 비대해졌고, 심장사상충도 많이 진행된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5cm 크기의 난소낭종까지 가지고 있었죠. 11살의 늙은 어미개에겐 너무 가혹한 처사였습니다.

자견 비노는 치료 후 재회한 엄마를 잘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눈도 채 뜨기 전, 엄마와 떨어져 치료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겠지요. 한때는 비노가 한시라도 곁에 없으면 불안해하던 비아였지만, 자신을 못 알아보는 비노를 두고 화를 내거나 더 다가가려 하지 않았습니다. 되레 거리를 두고 먼 발치에서 바라보기만 했습니다. 사무치게 아프고 서러워도, 그게 비노를 위한 일이라 생각했기 때문이겠지요. 비아는 그렇게, 목숨 걸고 지켜낸 새끼를 일찍 독립시켜야 했습니다.

그렇게 비노는 평생가족을 만나 떠났고, 비아는 여전히 입양센터에 남아 지내고 있습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새끼들이 비아를 떠나갔을까요? 그때마다 비아는 얼마나 많은 감정을 삼켜내야 했을까요? 11년간의 서러운 계절들을 지나, 이제 비아는 온전히 혼자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안타깝게도 비아는 심장사상충 감염 합병증으로 인한 오른쪽 심장의 비대, 폐동맥 확장, 폐 고혈압, 폐렴 등의 진단을 받았습니다. 대체 비아의 서러운 계절은 왜 끝나지 않는건지 마음이 시려옵니다. 활동가들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비아는 활동가들을 향해 싱긋 웃어보이기만 합니다.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조차 서툴러 어설프게 표현하지만, 그건  응석부릴새 없이 커버려야 했던 비아의 지난날 때문이겠죠. 어쩌면 비아에게도 엄마가 필요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비아의 시간이 조금만 더 천천히 흘러가기를. 비아의 서러운 계절들을 위로할 수 있는 다정한 시간이 흐드러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