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후기
구미개농장_1

구미개지옥 죄송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

며칠 전, 실내에 무방비로 갇혀있는 대여섯 마리 개들에 대한 제보를 받았습니다. 사진과 영상이 있었지만 촬영 시기나 출처가 명확하지 않고 제보자분과 연락도 닿지 않아 오늘 무작정 경북 구미로 갔습니다.⠀ ⠀ 도착해서 직접 본 현장은 너무 참담했습니다. 몇평 남짓한 실내에는 10마리 이상 아이들이 오물 속에 뒤엉켜 절규하고 있었습니다. 실내임에도 불구하고 줄에 묶여있고 철장 속에 갇혀 있던 1kg도 안되어 보이는 너무 작은 아이들은 물도 사료도 없었습니다. 굳게 닫힌 내부가 얼마나 덥고 악취가 진동할지 가늠조차 불가능했습니다.⠀ ⠀



그러나, 더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제보에 따르면 이 곳 외에 ‘개 소유주가 운영하는 개농장’이 근처에 있었고 위성지도를 대조해 문제의 개농장을 찾았습니다. 무려 60~70마리의 개들이 짖고 있었습니다. 35도를 웃도는 날씨에 물그릇은 바싹 말라 있었고, 언제 줬는지 모르는 사료 몇알과 말라비틀어진 음식물 쓰레기 자국이 보였습니다. 정형행동을 하며 미쳐가는 개들이 보이고, 자가번식을 한 듯 다들 비슷한 모습이었습니다. 임신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암컷도 보였고, 탈출해 주변을 배회하는 개도 있었습니다. 햇빛도 잘 들지 않는 어느 가설물 안에는 소위 품종견들의 모견으로 추정되는 십수마리 소형견들이 멍한 눈으로 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지옥같은 환경을 버티지 못했는지, 몇개 뜬장에서는 시체에서 빠진것으로 보이는 털뭉텅이들이 곳곳에서 발견됐습니다.⠀ ⠀



이곳은 애니멀 호딩의 현장이자, 번식장이자, 개농장이었습니다.⠀ ⠀ 죄송합니다. 위액트는 현재 80마리가 넘는 아이들을 구조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을 데려다 놓을 보호소도, 임시거처도 저희에겐 당장 없습니다. 이 많은 아이들의 보호비용을 마련하는 건 꿈도 꾸지 못할 정도로 매달 지출액이 후원금보다 더 큽니다. 지자체는 ‘시보호소도 포화상태라 도와줄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합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개농장이 있는 부지는 곧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으로 2021년 9월 1일부터 무단 시설들을 임의수거 한다고 합니다. 이 개들에게는 갈 곳도 없습니다. ⠀ ⠀

하지만 이 개들의 끔찍한 최후를 알게 된 이상 저희는 뭐라도 해보려고 합니다. “No dogs left behind”라는 위액트의 철칙을 이번엔 지킬 자신이 없지만 적어도 이 아이들이 굶어죽거나, 더워죽거나, 아파죽지 않도록 뭐라도 해야겠습니다.⠀ ⠀ 여러분의 도움이 많이 필요합니다! 저희의 힘만으로는 절대 아이들을 보살필 수 없습니다. 몇 아이들이라도 책임지고 데려가주실 수 있는 단체나 구조자가 있다면 수소문하여 알려주세요. 장기전이 될 구미 현장 봉사자도 계속 필요합니다.⠀ ⠀ 위액트는 내일(8/12) 오후1시, 구미를 다시 찾을 예정입니다. 내일 구미로 오실 수 있는 분들은 DM 또는 위액트 카톡채널(weact 검색)을 통해 연락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