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피부병가족, 위액트예원

긴 기다림 끝, 활동가가 전하는 그날의 이야기

위액트보름 이가 구조된 후, 엄마가 사라진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는 모습이 마치 엄마를 기다리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그런데 이 개의 배가 이상했다. 너무나 빵빵하게 불러온 배. 누가 봐도 임신을 한 모습이었다.

추가 구조가 결정된 후 내 발걸음은 하루가 멀다 하고 포획틀을 설치해 둔 곳으로 향했다. 마냥 가깝지도, 시간이 남아도는 것도 아니었지만, 개가 잘 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했다.

안전한 구조를 위해 준비해 나가던 어느 날. 방금 전까지만 해도 근처에 있던 개가 사라졌다.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보이지 않았다. 포획틀 속 음식 역시 그대로였다.

애타고 초조한 나날들. 그렇게 일주일쯤 지난 어느 날, 개가 다시 나타났다. 홀쭉해진 배로, 갈비뼈만 훤히 드러낸 채. 순간 미안한 마음이 밀려왔다. 비와 추위 속에서 스스로와 새끼들을 홀로 지켜야 했을 너에게.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새끼들이 보이지 않았다. ’혹시 내가 네 새끼들을 지켜주지 못한 건 아닐까…‘ 하는 죄책감에 마음이 찢어졌다. 몇 날 며칠을 새끼들을 찾아 헤맸다. 날은 점점 더 추워졌고,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엄마 개부터 구조하기로 했다.

구조 당일, 그 자리, 그 시간에 어김없이 나타난 엄마 개. 그때, 어디선가 들려온 죽은 줄로만 알았던 새끼들의 울음소리. 숨이 멎을 만큼 벅찼다. 그토록 바라던 기적이 일어난 순간. ’사체라도 찾게 해 달라‘고 매일 기도했던 지난날의 나는, 사실 ’살아 있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었다.

사람들은 종종 ’이슈가 있는 구조견‘에게 관심을 보인다. 그 관심은 실제로 생명을 살리고, 치료와 입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 개는 어떨까. 세상은 과연 이 개에게 얼마나 마음을 내어줄까. 사실 나도 자신이 없다. 이 글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읽을지, 걱정이 앞선다.

그래도 나는 내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 이 글을 쓴다. 단 한 명이라도, 이 글을 읽은 사람의 마음속에 네가 남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슈‘나 ’사연‘이 없는 생명이라 해도, 사랑받을 자격이 없는 생명은 없으니까.

’이제 정말 괜찮아. 이제는 우리가 너를 지켜줄게. 온전히 너를 안고, 마음껏 사랑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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