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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구조견 입양으로 다시 찾은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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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특집 <특집기획> 구조견 입양으로 다시 찾은 행복 뜬장 개가 가족이 되기까지 장지선기자 jsjang@ilyosisa.co.kr 등록 2025.12.2914:47:58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일요시사>와 동물구조단체 사단법인 위액트가 구조견 입양을 위해 의기투합 했다. 지난해 10월 <일요시사> 지면에 구조견 홍보 캠페인을 처음 선보인 이후 현재 60회에 이르렀다. 구조견이 새로운 가족을 만나 그들의 ‘식구’가 되기까지의 여정을 조명했다. ‘사람이온다는건실은어마어마한일이다.그는자기의과거와현재와그의미래와함께오기때문이다.한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시인 정현종의 작품 ‘방문객’의 한 구절이다. 누군가와의 만남이 한 인간의 인생에 있어 굉장 히 거대한 사건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1년2개월 협업 프로젝트 동물은 어떨까? 열악한 환경에 방치돼있던 동물이 새로운 주인을 만나 구원받고 동시에 인간의 기쁨이 된다. 동물 은 인간에게, 인간은 동물에게 서로의 일상으로 자리 잡는다. 동물을 들인다는 건 사람을 들이는 것만큼이나 인간 의삶에있어실로대단한일이다.특히인간에게상처입은동물을끌어안는건큰용기가필요하다. 위액트는 <일요시사>에 게재하는 구조견 입양 캠페인 문구에 ‘상처를 갖고 있는 구조견을 가족으로 맞이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란 걸 알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사랑의 힘을 믿습니다. 아이들에게 기적을 만들어주세 요. 폭력 속에도 멍들지 않은 애정, 새 가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삶이 되어주세요’라고 적었다. 지난해 10월28일 <일요시사> 1503호에 실린 ‘스칼렛’을 시작으로 1564호 ‘바라’까지 60마리의 구조견이 지면에 실렸다. 위액트 측에 따르면 이 가운데 약 80%가 국내외로 입양됐다. <일요시사>는 연말을 맞아 위액트 입양팀과 함께 구조견 입양 캠페인을 복기했다. 그리고 제2의 견생을 살고 있는 표고(구조 당시 이름은 빈츠)와 그 가족을 만났다. 지난해 3월 위액트는 한 건의 제보를 받았다. 강원도 동해에서 누군가가 유기견을 포획해 개 농장으로 유통하고 있 다는내용이었다.당시구조에참여한함형선위액트대표는“구조를자주하다보면개와주변환경만봐도상황을 대충 짐작할 수 있다. 개들의 크기가 다양했고 목줄의 종류도 천차만별이었다. 각기 다른 곳에서 데려온 것으로 추 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개들의 상태가 외관상으로는 멀끔해 보였지만 심장사상충처럼 특정 개월 수 이상일 때만 감염되는 질병에 걸려있었다.빈츠는그곳에서구조했던다섯마리중한마리였다.검은색과흰색이섞인빈츠의모색이과자‘빈 츠’와 비슷해 활동가들이 그렇게 이름 붙였다”고 설명했다. 강원도 동해시서 극적 구조 지난9월입양파티서만나 빈츠는좁고배설물로가득한뜬장,상한음식,더러운물등너무나열악한환경에서견생의끈을붙잡고있었다. 당시 동행한 <일요시사> 영상팀이 포착한 영상에서도 빈츠는 구조자가 손을 내밀자 한껏 몸을 웅크리고 뒷걸음질 쳤다. 구조 당시 몸무게는 6kg으로 털은 짧았고 바싹 마른 상태였다. 그로부터 9개월 뒤 빈츠를 다시 만났다. 집으로 들이닥친 취재진을 보고 처음에는 경계했지만 곧 주인 정유희씨의 곁에서 안정을 찾았다. 빈츠는 새로운 이름인 ‘표고’로 불리고 있었다. 정씨와 그의 아들이 오랜 시간 고민해 지은 이름이었다. 그 사이 표고는 몸무게가 12kg까지 불었고 털도 ‘퐁실퐁실’하게 자란 상태였다. 정씨가 떠준 옷을 입고 있는 표고의 표정에서 구조 당시의 공포와 불안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19일 표고의 새로운 집이 된 서울 서대문구의 한 아파트에서 정씨와 표고를 만났다. 정씨가 인터뷰하는 내내 표고는 자신의 방석에서 꾸벅꾸벅 졸았다. 정씨는 “표고가 집에 온 이후로도 한동안 이름을 정하지 못했다. 산책하거나 산에 가면서 아들과 나무나 풀, 식물 이름을따서지으면어떨까얘기했는데마음에드는이름이잘안떠오르다가,어느날아들이‘표고어때?’라고물 었다. 듣자마자 너무 좋아서 그 이름으로 했다”고 말했다. ‘표고’라고 하면 대부분 표고버섯을 떠올리는데, 정씨는 그 뜻 외에도 ‘바다의 면이나 어떤 지점을 정해 수직으로 잰 일정한 지대의 높이’ 등의 의미도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름을 정한 이후 빨리 익숙해지도록 자주 불러 줬다. 3~4일이 지나니 표고라는 이름에 반응하더라. 영특하다”고 웃었다. 3년 전 정씨가 15년 동안 키운 고양이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정씨는 이후 고양이를 입양하려고 백방으로 알아봤 다. 구조자가 입양 신청서를 쓰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까다롭게 구는 등 힘든 일도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정씨는 개를 입양하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까다로운 입양 절차 그러다 친구가 임시보호(임보)하던 개를 며칠 맡아준 뒤 관심이 생겼다. 정씨는“고양이를기를때는특성상집에서거의활동했는데개는아이와공놀이도하고몸으로노는게된다는걸 알았다. 그때부터 포인핸드(유기동물 입양 플랫폼) 어플에서 개를 찾아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1년가량 정 말 많은 유기견을 살펴봤지만 여름이 다 지나갈 때까지도 마음에 닿는 개를 만나지 못했다. 그러다 우연히 보게 된 게 바로 표고(당시 빈츠)였다. SNS 알고리즘으로 위액트 사이트에 게재된 표고의 공고 이미 지가 뜬 것이다. 정씨는“8~9개월동안사진을한번본뒤에다시찾아서본경우가없었는데표고는계속생각났다.나중에는내가 보지못한사진이나영상이있을까싶어서열심히찾아서봤다.실물을보러갈때쯤엔웹에올라온영상이나사진 은 전부 본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정씨와 그의 아들, 표고의 만남은 위액트에서 주최한 ‘입양파티’를 통해 이뤄졌다. 지난 9월에 진행된 입양 파티에 서 정씨와 그의 아들은 표고에만 온 신경을 집중했다.

위액트 관계자는 당시 두 모자의 모습을 보고 “일반적으로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은 강아지에 관심을 보인다. 그런데그분들은오로지표고였다.그래서우리끼리도‘빈츠는저집에가면되겠다.저집에가면평생행복하게살겠 다’고 말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정씨는 “아들이 입양 파티 장소에 들어가자마자 ‘어? 빈츠다!’ 하고 먼저 알아봤다. 표고는 그때도 소심하고 (사람 이) 무서워서 익숙한 사람 다리 사이에 얼굴만 내밀고 있었다. 그때부터 표고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걸음걸이가 어 떤지, 눈빛이 어떤지, 어디를 많이 보는지 유심히 봤다. 표고는 내내 수줍어했던 기억이 난다”고 웃었다. 가족·이웃 살가워져 정씨는입양파티에서찍은사진과영상을집에와서도여러번봤다.이후표고의입양신청서를작성했다.위액트 의입양신청서는▲주거환경▲가족구성원▲반려경험▲입양동물케어등질문만수십개에이를정도로‘악 명(?)’ 높다. 입양 신청서가 통과된 이후에도 화상 인터뷰, 트라이얼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트라이얼은 입양을 원하는 강아 를 2주간 집에서 임시 보호하면서 위액트가 주는 미션을 수행하는 절차다. 웬만한 마음이 아니면 애초에 시작조 차 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입양 신청서 문항 하나하나를 아들과 논의해 적었다”는 정씨는 “보기에 상당히 까다로운 절차인데 힘들다는 생각 이들지않았다.오히려입양신청서를작성한이후에용기같은게막생겼다고할까,마음가짐이좀달라졌다.표 고가 우리 가족이 될 수 있게, 위액트에서 표고를 우리에게 허락해 주실 수 있게, 되게끔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긴 절차를거쳐표고는정씨의가족이됐다.입양확정이후6개월뒤에소유권이전이이뤄지는위액트정책상아 직 정식 견주는 아니지만 정씨는 그때부터 ‘내 강아지’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렇게 표고는 정씨에게는 ‘둘째’, 정씨의 아들에게는 ‘여동생’으로 이들의 품에 안겼다. 정씨는“표고가온이후로내가아들에대해놓치고있던부분을알게됐다.아들이표고를보면서때때로질투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아들에게도 똑같이 스킨십을 해주고 표현해준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생겼던 아들과의 거리감을 인식하고 좁혀나가고 있다”며 “또 이웃하고의 대화도 많이 늘었다. 표고는 산책하러 나갈 때마다 다른 개 들한테 관심을 보이곤 하는데 그때마다 개 주인들과 날씨 얘기라도 하게 된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재택근무중인정씨는표고와함께오랜시간을보낸다.그는“오전8~9시에아침산책을하고돌아와밥을먹고잠 시 놀아준다. 이후 나는 일하고 표고는 잠을 잔다. 분리불안이 조금 있어서 낑낑대긴 하는데 그것도 나아지는 중이 다. 오후 6시경에 아들과 같이 저녁 산책을 간다”고 설명했다. 마르고 볼품없던 모습 사라져 “누구나 할 수 있는 결정·행동” 일주일에 1번 정도는 산에 올라가는데 그때는 6시간가량 산책을 한다고 했다. 정씨는 “개에게 반복된 루틴을 만들어주는 게 좋다고 해서 아침, 저녁 산책길은 완전히 똑같다”고 말했다. 그러는 사이 표고의 상태는 처음보다 엄청나게 좋아졌다.

그는 “처음에 표고는 다리를 약간 저는 식으로 걸었다. 신체적으로 다치거나 불편해서가 아니라 심리적으로 눈치 를보느라몸을웅크리면서생긴버릇이다.집에온뒤산책을하면서그부분이정말많이좋아졌다”고뿌듯해했 다. 실외 배변을 하면서 배변 실수도 사라졌고 분리불안도 좋아지고 있다. 정씨는“동물이인간없이아무것도할수없는존재라고생각하는경우가있는데그렇지않다.사람은말을하지 못하는시기엔우는걸로의사표현을하지않나.그때그게뭘뜻하는지모르는경우가왕왕있다.하지만개는다 르다.뭘더먹고싶고,산책을더했으면좋겠고같이좋고싫음이명확하다.훈련만되면똥오줌도가리고루틴을 만들어주면 손 가는 부분도 줄어든다.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의 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씨는 아주 조심스럽게 “저와 제 아들이 좋은 일을 했다거나 거창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 했다. 인터뷰에응하게된계기를묻자나온답이었다. 그는“표고를만나기전포인핸드를보면서관심이가는개에표시 를 해뒀다. 그 사이트에 최근 들어가 봤는데 그 아이들이 여전히 그대로 있었다. 입양된 개는 2~3마리에 불과했다. 생각보다개입양이잘되지않는걸알게됐다”고 전했다. 이어“개입양이대단한일이아니라누구나할수있는일이라는걸말하고싶었다.개를구조하고입양보내는위 액트 분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들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에 인터뷰하게 됐다. 본인들이 할수있는일을하는마음이어떤것인지알기에힘을실어주고싶었다”고덧붙였다. 개의 상처 회복으로 정씨는 “누구든지 자기 생활 루틴이 있지 않나. 밥 먹고, 잠자고, 일하는, 하루 24시간을 어떻게 쓰는지는 사람마다 다다르다.그시간에몇퍼센트를강아지에게떼어줄수있는지,여가나문화생활하는시간을줄여그시간을개 에게쓸수있는지,그런생각이확실하게들면개와행복한생활을할수있을것같다”고입양을원하는이들에게 당부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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