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후기
"개"고생한 밤

"개"고생한 밤

모든 현장이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게 흘러가지만, 이번 화천 현장은 정말 믿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위액트는 오전 9시 출발하여, 다음 날 새벽 3시가 넘어서야 현장을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아직 더위가 가시지 않은 한 낮, 통신도 제대로 잡히지 않은 외진 숲. 활동가들은 희망이의 소유주라 주장하는 사람의 다른 개들을 찾기위해 산을 넘나들며 약 3시간 동안 현장을 수색했습니다.

키를 훌쩍 넘기는 날카로운 풀숲을 온 몸으로 헤치고, 눈에 보이는 모든 상자와 솥을 하나하나 열어보며 찾은 끝에 개와 토끼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학대자를 만나는 것 역시 쉽지않았습니다. 주변 주민들조차 "대화해서 좋을 것 없는 사람"이라며 손사래를 치던 사람. 위액트는 학대자를 만나기 위해 세 시간 반을 대기했습니다. 긴 기다림과 대화 끝에 학대자는 본인이 사육하고 있는 동물은 개 5마리와 토끼 2마리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과거 오랜 기간 육견 농장과 번식장을 운영했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위액트희망 이는 10년이상 키운 소중한 개이며 "새끼를 많이 빼 돈을 많이 벌어다 준 개"였다고 말했습니다. 그 소중한 개의 이름은 '백구'라며

자신은 동물을 절대 학대하고 있지 않다던 학대자. 하지만 우리가 직접 확인한 아이들의 모습은 그의 설명과 너무나 달랐습니다. 한 아이는 극심하게 굶주린 듯 닭의 사체를 뜯어먹고 있었고, 밥그릇에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벌레들이 바글바글 가득했습니다.

아이들의 목에는 녹이 잔뜩 슬어있는 목줄이 채워져 있었고, 목줄은 1m가량의 굵은 쇠줄에 연결되어 땅과 나무에 단단히 박혀있었습니다. 개가 죽지않는 이상 절대로 벗어날 수 없는 목줄.

학대자와 긴 대화 끝에 위액트는 밤 11시가 되어서야 마침내 소유권 포기를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부터 였습니다.

혹시라도 구조 작업을 방해할까, 활동가 1명은 4시간이 넘도록 학대자의 곁을 지키며 말벗이 되어 발을 묶어두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활동가 4명은 가로등 하나 없는 산 속에서 작은 휴대폰 불빛에 의지한 채,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구조를 이어갔습니다. 사방에서 달라붙는 진드기와 벌레들을 애써 무시하고, 억센 풀숲을 헤치며 아득히 먼 거리를 수없이 오갔습니다.

겁에 질려 극도로 경계하는 아이들을 한 마리씩 조심스레 구조하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무거운 켄넬을 들고 비포장도로까지 빠져나왔습니다.

짐승을 사랑하기 때문에 이렇게 키우는 것이라며 끝까지 소유권 포기를 완강하게 거부하던 소유주를 수시간 동안 설득하는 것도, 유난히 경계심이 높은 아이들을 천천히 공들여 무사히 구조해 내는 것도, 깊은 산 속에서 무거운 켄넬을 들고 끝까지 현장을 빠져나오는 것도, 함께 지켜봐주신 여러분이 계셨기에 가능했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현장에 있던 활동가들이 외롭지 않았고, 지치지 않고 끝까지 구조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아울러, 부족한 켄넬을 조달하기 위해 자정이 넘은 시각에도 춘천에서부터 켄넬을 가져다주신 보람님 덕분에 아이들을 안전하게 구해낼 수 있었습니다.

현재 구조된 아이들은 경계심이 높고 겁에 질린 상태라 즉시 병원진료를 진행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당분간 안전한 공간에서 충분히 안정을 취한 뒤 건강상태를 면밀히 확인할 예정입니다.

아이들이 이제는 더 이상 사람 발길도, 삶의 흔적도 닿지 않는 그 숲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안전한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p.s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위액트 후원자님들, 구독자님들, 말도 안되는 시간에 갑작스러운 이동부탁에도 흔쾌히 먼 거리를 와주신 보람님과 우리고 펫택시 사장님 내외분, 새벽에도 아이들을 기꺼이 받아주신 드린겐 훈련소 식구분들 덕분에 희망이의 친구들을 살릴 수 있었습니다.

함께 ACT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학대자에 대한 동물 학대 및 기타 위법사항 고발은 8월 21일 이후 진행예정입니다. 이 또한 소식 공유하겠습니다